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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 :: 울란바토르의 첫 인상여행 & 나들이/해외여행 2023. 7. 16. 17:00
국회의사당, 실제로 보면 더 멋지다. 몽골에서 보기 드문 도시 광경. 이 광장을 조금만 벗어나도 낡고 쓰러질 것 같은 건물이 즐비하다. 심지어 백화점도 촌스럽다.
7월 중순의 몽골, 해는 뜨겁지만 바람은 선선하다. 폭우도 쏟아지지만 맑은 날은 티 없이 맑다. 낮은 반팔인데 밤엔 기모 후드나 바람막이다. 다행인 건 한참 여름이라 패딩을 챙기는 수고는 덜었고, 나름 견딜만한 일교차라는 거다. 울란바토르의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쓰러지기 직전 같은 아파트를 잡았는데 내부로 들어가보니 안락하고 깔끔했다. 긴팔에 긴 츄리닝 바지면 충분히 잘 수 있는 정도의 딱 한국의 초가을 날씨다.국영백화점 전경 몽골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라는 울란바토르의 국영백화점은 나름 있을 게 다 있다. 층별로 1층엔 마트, 2-3층엔 옷과 신발이 있고 그 위로 주방, 가전, 도서 등이 있다. 관광객의 관심을 끌만한 층은 6층인데, 낙타인형과 자석, 엽서, 몽골스러운 가방과 옷 등 신기한 기념품이 잔뜩 모여있다. 하필 비가 쏟아지는 날 몽골에 떨어진 우리는 일단 짐을 풀고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당장 비가 많이 와서 거리를 둘러볼 겨를이 없었다. 일단 비도 피해야 했고 구경도 하고 싶었으니까.
과장을 조금 보태면 국영백화점과 투어 직전 들리는 마트에서 여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건 다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신발도 옷도 수영복도 다 있다. (가격은 생각보다 안 싸다.) 침낭이나 옷걸이, 휴지나 물티슈 등은 투어 전 들리는 큰 창고형 마트에 다 있다. 한국에서부터 다 싸들고 가면 힘만 빠지니 어느 정도 자금적 여유가 있는데 무거운 짐을 들긴 싫다는 사람은 몽골에 환전만 잘 해오면 탈 없이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트레블월렛은 군데군데 안 받는 가게가 꽤 있다.
환전은 시내가 가장 싸다던데, 내가 간 날은 몽골에서 가장 큰 축제인 나담축제가 열리는 기간이었다. 나담축제가 열리면 대부분의 가게가 쉬고 시내 환전소도 쉰다. 공항과 백화점의 환전율은 똑같다. 나는 동생과 약 열흘 간 사용할 돈으로 200달러를 공항에서 환전했다. (남을지 부족할지는 여행 중이라 모른다.) 환전한 돈으로 백화점과 편의점에서 먹고 마시는 데 쫌쫌따리 썼다. 비가 그치고는 징기스칸 광장까지 걸었다.문 연 카페 없어 비를 피해 국영백화점에 들어왔다가 결국 6층 카페를 이용했다. 왼쪽 버블티는 10900투그릭인데, 얼음을 안 넣어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시원하니 다행이었다. 3일차 테르힝 차강 호수로 가는 길에 점심 먹은 휴게소 식당 첫 소비는 국영백화점 맞은 편 GS25에서 ‘TOE’ 요거트로 1250투그릭(약 500원), 비를 피해 구경 차원에서 들어갔다가 몽골은 유제품이 유명하대서 사봤다. 적당히 달고 신 맛이 없어 무난하게 마실 수 있었는데, 용량도 크고 요거트도 진해서 마음에 쏙 들었다. 이후 매일 마시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투어 중 들리는 마트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영백화점에선 작은 양과 낙타인형을 샀다. 여행지에 들르면 배경을 바탕 삼아 찍을 요량으로 미리 구매했다. 합쳐서 만원이 안 된다. 참고로 투그릭은 0.38을 곱하면 원화로 계산이 되는데, 복잡하니 0 하나 떼고 4를 곱하면 간단하다.
다행히 저녁쯤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드러났다. 비가 그치지 않았다면 광장까지 걸을 수도 없었을텐데 운이 좋았다. 물론 나담축제 기간이라 문 연 카페나 식당은 거의 없었고, 몽골 느낌의 맛집을 기대했지만 결국 발길 닿는대로 문 연 곳 아무데나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는 몽골에서의 식사 중 가장 호화로운 식당이었다. 머쉬룸 파스타와 새우&스테이크, 몽골 맥주를 하나 주문했는데 맛이 꽤 괜찮아서 나름대로 만족했다. 가격은 한국 물가의 절반 정도.호쇼르, 한번쯤 먹어볼 만하다. 어차피 투어하면서 먹겠지만.
몽골의 여름은 해가 길다. 오후 8시가 되어서도 밝다. 징기스칸 광장은 국영백화점 쪽과 분위기가 또 다르다. 통유리로 된 고층 호텔과 멋진 건축양식의 국회의사당, 분홍벽의 오페라 극장 등 도시 느낌이 물씬 난다. 셔터를 연신 눌러대다가 광장에서 모두 똑같은 길거리 음식을 사먹는 사람들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호떡 같이 생겼는데 만두란다. 이름은 ‘호쇼르’, 2500투그릭(약 1000원)이다. 대부분 케첩을 뿌리던데 안에 고기가 간간해서 그냥 먹어도 괜찮었다. 오후 9시가 넘어가고는 반팔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숙소로 후퇴했다.'여행 & 나들이 >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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