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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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 큰 기대도 준비도 없던 삿포로 4박 5일 여름 휴가여행 & 나들이/해외여행 2024. 8. 7. 08:00
해외여행을 앞둔 나는 언제나 기대감이 푸분 채 하루하루를 지내왔던 거 같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무덤덤했다. 여행 떠나기 전 설레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인데, 그런 걸로 치면 올해 여행은 참 짧았다. 아무래도 나 역시 현실에 지친 직장인이 되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 올해 취업한 똥이도 덩달아 바빠서 우린 휴가를 며칠 앞두고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정보를 모았다. 어쩌면 이번 여행의 난이도가 낮아서 더 안일하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러시아와 몽골을 거친 우리에게 일본은 좀 쉽게 느껴졌을 수밖에…. 삿포로도 물론 열심히 돌아다니고자 마음 먹으면 어려운 여행지가 될 수도 있겠지만, 보통 한정적인 기간 내에 돌아다니는 일정이 비슷했다. 일단 언어가 안 되니 크게 벗어나는 일정을 짜기가 어려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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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 :: 음식편, 몽골에선 고기가 지겨워질 수밖에 (투어 8박9일)여행 & 나들이/해외여행 2023. 9. 24. 16:00
몽골은 양고기와 소고기를 주식으로 한다던데, 몽골여행은 고기에 환장하는 나도 고기가 물릴 수도 있구나를 깨닫게 해준 경험이었다. 특히 고기가 풍부한데 채소가 부족하다는 점이 괴로웠다. 학창시절부터 나는 친구들이 맛 없다며 급식을 버리고 매점을 가던 날도 식판을 말끔하게 비우던 무감각한 미각의 소유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도락이 빠진 여행은 식탁 앞에서의 재미는 없다. 부족한 걸 달랜다고 밤마다 보드카에 맥주, 안주를 마시고 먹어댔지만, 다녀오고 나서 몸무게를 재보니 그대로였다. 보통 해외여행 다녀오고서 몸무게 걱정을 했던 걸 생각하면 몽골은 맛 없는 나라가 맞는 듯…. 첫 날, 점심쯤 울란바토르에 떨어졌는데, 이것저것 하다보니 점심은 건너고 저녁을 먹게 됐다. 동생과 둘이 돌아다니다가 문 연 가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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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 :: 울란바토르에서 알찬 쇼핑리스트 (+투어 중 쏠쏠한 장바구니 담기 꿀팁)여행 & 나들이/해외여행 2023. 8. 16. 07:00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울란바토르에서의 마지막 날, 그동안 사야겠다고 봐둔 쇼핑 리스트를 채우기 위해 국영 백화점을 찾았다. 솔직히 국영 백화점을 제외하고서는 몽골에서 대단히 쇼핑할 만한 장소도 없다. 국영 백화점 6층과 1층만 대충 공략하면 되는데, 6층에는 몽골의 상징성이 담긴 기념품 존이 있고, 1층에는 몽골의 국민 마트인 노민마트가 입점해있다. 짐의 무게로 따지면 1층이 무거우니 6층으로 먼저 올라가 작은 기념품을 사고, 내려오면서 백화점을 둘러본 뒤에 마트에 가길 추천한다. 앞서 여행사와 함께 하는 마지막 투어 일정은 고비 캐시미어였다. 고비 캐시미어는 수흐바타르 광장과 아주 가까이 위치해 있어서 근처 호텔로 숙소를 잡았다면 개별로 방문해도 괜찮다. 가격대는 고비 캐시미어가 국영 백화점보다 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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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 :: 울란바토르와 가까운 테를지, 갑자기 맑아진 기적 같은 하늘여행 & 나들이/해외여행 2023. 7. 30. 07:00
몽골여행의 마지막 일정이 테를지라는 서사는 완벽했다. 그동안 고생고생을 하며 돌아다닌 탓에 테를지의 숙소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느꼈던 것 같다. 보통 테를지는 긴 여정을 시작하기 전 첫 번째 목적지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 거 같은데, 우리팀은 어쩌다보니 마지막 일정으로 소화하게 됐다. 사실 테를지는 울란바토르와 그리 멀지 않은 위치로, 울란바토르에서 출발하면 약 1시간반이면 도착한다. 포장도로로 길이 잘 돼 있어 편한 여행지다. 그러나 우리는 머나 먼 볼강에서 출발해 가는 데다 울란바토르를 경유하는… 그 동안의 이동 중 가장 긴 거리를 가야했다. (솔직히 울란바토르에서 내리고 싶었다.) 이동에 이동을 거듭하는 지옥 같은 장거리 주행을 지내고 나서야 울란바토르에 닿았다. 그런데 울란바토르를 지나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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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 :: 가는 길 만큼 힘든 울란바토르행, 다시 쉬어가는 볼강여행 & 나들이/해외여행 2023. 7. 26. 07:00
몽골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홉스골에서의 여행을 마쳤다. 울란바토르로 돌아가면서 테를지에 들리는 일정만 남았다. 홉스골로 가는 길이 지옥의 오프로드였다면, 울란바토르로 되돌아가는 길은 끝 없는 도로주행이다. 다행히 포장도로를 달리지만 이동거리는 남은 이틀 간이 가장 길었다. 몽골에서 이동할 때는 도로가 거칠고 타이어 펑크나 바퀴가 진흙에 빠지는 등 돌발상황이 많아서 시간이 아닌 거리로 말한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팀은 단 한번의 돌발상황도 겪지 않고 여정을 마쳤다. 다만 볼강으로 가는 길이 그저 포장도로라고 해서 고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몽골의 포장도로는 당연히 비포장도로보다 낫지만, 일반적인 도로는 아니다. 군데군데 상한 부분을 손보지 않아서 그런지, 오프로드에 비해 순한 맛이지만 마구 흔들리는 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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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 :: 홉스골에서 알아버린 승마의 재미여행 & 나들이/해외여행 2023. 7. 21. 13:00
새벽비가 홉스골에서의 아침을 알렸다. 게르 위로 떨어지는 둔탁한 빗소리는 거세고 강했다. 전날 날씨 예보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비가 떨어지니 아쉬운 마음이 컸다. 일정이 틀어지거나 취소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앞섰다. 다행히 오전에는 먹구름이 가득하다 오후부터 해가 나왔다. 이른 아침 홉스골은 초겨울 같은 날씨였다. 늦은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아침 샤워는 포기할 수 없어 일찍이 눈을 떴다. 그동안의 내공으로 빨리 샤워를 하지 않으면 얼마나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지 가늠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침 시간은 오전 9시로 늦춰졌지만(보통 7시반에서 8시쯤 먹었다.), 그동안 일어났던 대로 6시50분쯤 일어나 샤워를 마쳤다. 일정은 오전 보트와 오후 승마뿐이었다. 밥과 일정 사이로 자유시간이 펑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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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 :: 지옥길 끝의 천국, 여름도 추운 몽골의 바다 홉스골여행 & 나들이/해외여행 2023. 7. 20. 19:00
아름다운 몽골의 바다 홉스골 호수, 내륙 국가 몽골에서는 홉스골을 어머니의 바다로 여긴다고 한다. 홉스골은 바다로 보일 만큼 크고 아름답다. 처음 홉스골의 물가에 다다랐을 때, 물밑으로 호수 바닥의 돌멩이가 투명하게 비쳐보였다. 처음 만난 홉스골 호수는 구름이 가득해 어두우면서 석양이 구름에 내비쳐 분홍빛 혹은 자몽빛을 띄는 신비로운 풍경이었다. 호숫가라서 그런지 여름 홉스골은 구름이 많고 비가 자주 내린다. 우리가 도착한 날 밤에도, 예보상 그 다음날에도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씨였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속담만큼 홉스골로 가는 길을 표현할 말이 없다. 몽골여행을 통틀어 햇빛 아래의 홉스골보다 아름다운 풍경은 보지 못 했지만, 가는 길 만큼은 최악 중의 최악이다. 웬만한 오프로드는 다 겪어본 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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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 :: 쉬어가는 시골 마을 자갈란트, 지옥의 오프로드 서막여행 & 나들이/해외여행 2023. 7. 20. 12:00
홉스골로 향하는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됐다. 홉스골은 몽골의 최북단에 있는데, 거리가 멀고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라 길이 좋지 않다. 그래서 작은 마을에 하루 머문 후 홉스골로 가는 경로가 일반적이다. 사막과 온천은 포장과 비포장도로를 넘나들며 큰 무리 없는 (당시만 해도 뜨악했지만) 길과 거리를 간다면, 홉스골로 향하는 일정은 그 이상이다. 가히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모든 팀원이 입모아 ‘정말 힘들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다행히 우리는 지금까지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큰 사고나 돌발상황 없이 계획대로 여정을 밟고 있다. 타이어 펑크가 한번 난 적 있는데, 그땐 이미 숙소에 근접해 있었고, 베테랑 기사님의 손길로 우리가 목적지에 내려 일정을 소화하는 사이 뚝딱 고쳐졌다. 가이드 님은 전날부터 우리에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