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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여행 :: 엘승 타사르해의 낙타 괴담, 그 진실은
    여행 & 나들이/해외여행 2023. 7. 18. 01:00
    낙타와 인생샷을 남기고 엉덩이를 잃었다. 낙타와 승마엔 반드시 길고 얇지 않은 바지를 추천한다. 엉덩이와 다리 보호를 위해.



    나의 몽골여행 일정은 홉스골이 핵심이다. 한국인은 몽골하면 고비사막을 떠올리지만, 정작 몽골인은 사막에 잘 가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홉스골은 몽골인도 찾아가는 휴양지다. 몽골여행은 물도 전기도 귀해서 많은 것을 내려놔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굳이 귀한 휴가를 내서 극한의 고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홉스골 코스가 고생이 아니라는 건 아니다.) 블로그나 카페에는 사막을 다녀온 후기가 대부분인데, 그러다 보니 홉스골 코스에 대한 오해와 낭설이 많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홉스골에 대한 정보를 풀어보고자 한다.

    홉스골로 향하는 일정은 테를지와 엘승 타사르해, 쳉헤르 등 코스를 추가할 수 있다. 엘승 타사르해는 800평 남짓의 소규모 모래 사막인데, 몽골에서 사막을 놓치기 아쉽다면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들릴 수 있다. 다녀온 사람의 눈으로 솔직히 묘사하자면, 모래로 작은 언덕을 쌓아놓은 모양인데 주변에 높은 산을 끼고 풀과 나무가 무성해 약간의 이질감이 드는 그런 사막이다. 심지어 첫 날 일정이었는데, 전 날 내린 비가 비포장 도로길에 고여서 가는 길이 막혔다. 다음 날로 미뤄야 했다.

    “왜 저기에만 저렇게 모래가 쌓여있지?”

    산이 사막을 감싸고 있는 분위기, 사진을 보면 오른쪽 끝부터 산줄기가 보인다. 실제로 정말 작은 사막이다.

    엘승 타사르해를 멀리서 내다본 첫 인상이었다. 푸른 산 한복판에 모래더미가 덩그러니 있다고 생각하면 대충 맞다. 다만 이 모래 사막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가 낙타 체험이 아닐까 싶다. 한 시간 동안 낙타 등에 타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체험인데, 한국인이라면 낙타는 타기는커녕 보기도 힘드니 이색적인 경험인 건 분명하다. 낙타체험은 사막과 조금 떨어진 산등성이에 마련돼 있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가는 건 아니고 그 주변을 돌면서 사막을 바라볼 수 있다.

    몽골여행을 준비한다면 낙타에 대한 괴담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낙타 특유의 냄새, 고약한 것인지 구린 것인지 하여간 쿰쿰하면서 이색적인 그 냄새 때문에 낙타체험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행자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나 역시 걱정이 많았다. 냄새가 심해서 옷에 밴다, 빨래해도 안 없어진다더라, 그래서 버릴 바지를 입어야 한다 등 냄새에 대한 괴담이 가득했다. 종종 괜찮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대비해서 나쁠 게 없으니 버릴 바지를 크로스백에 꾹꾹 담아갔다. 또 장갑도 필요하다고 들어서 다이소에서 면 장갑을 사갔다.

    낙타를 타면 보이는 낙타 뒷덜미 뷰

    직접 가보니 장갑은 필수, 버릴 바지는 선택이다. 굳이 버릴 바지까진 아니고 입고 빨면 괜찮은 정도다. 다만 반드시 두꺼운 단단한(?) 바지, 나처럼 얇은 레깅스는 비추한다. 낙타 안장이 오래되고 거칠어서 다친다. 나는 생각보다 냄새 걱정이 안 돼서 결국 버릴 바지는 안 입었는데, 얇은 레깅스를 입은 걸 후회했다. 레깅스보다는 차라리 긴 츄리닝 바지를 입는 게 낫다. 장갑은 하얀 장갑을 끼면 누래진다. 물론 바지에도 누런 떼가 묻어서 빨래하면 구정물이 나오기도 한다. 입고 편히 처리하고 싶다면 버릴 바지도 나쁘지 않다.

    낙타는 생각보다 높다. 그런데 타고 있을 때보다 낙타가 일어나고 앉을 때가 약간 무섭다. 뒷다리부터 일어나고 앞다리부터 앉기 때문에 앞쪽으로 확 쏠리는 순간이 있다. 그때 소리를 지르면 낙타를 자극할 수 있다며 조용히 시킨다. 타는 낙타는 쌍봉 낙타라 손잡이는 낙타의 앞봉이다. 봉을 잡아야 하는데 장갑을 따로 주지 않는다. 타다보면 생각보다 안정감이 있어 낙타 위에서 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남기기도 한다. (나도 남겼다.) 낙타를 타면서 주변 전경을 볼 수 있고, 낮엔 해가 뜨거우니 모자나 선글라스가 있으면 좋다. 낙타가 침을 바르거나 머리를 부빌지는 복불복이다.

    멀리서 보니 더 장관이다.
    게르 무단침입자 고양이, 이 동네 고양이는 다 개냥이다.

    엘승 타사르해의 숙소는 돌산 아래로 마련된 게르였다. 전기는 오후 11시까지, 물은 자정까지 가능했다. 게르 문단속의 꿀팁은 번호 자물쇠! 무조건 채우는 고리가 쇠가 아닌 줄이 된 자물쇠를 추천한다. 게르의 나무 문은 생각보다 아구가 잘 맞지 않는다. 이후 다른 숙소는 안 그랬지만, 이곳 숙소는 아구가 안 맞았다. 수건은 주는 곳도 있고 안 주는 곳도 있다. (출발 전 마트에서 구매해 쓰고 한국 갈 때 버려도 괜찮을 거 같다.) 게르에는 검정 개가 대부분 있고, 고양이는 이날 게르에만 있었다. 전부 개냥이라 게르를 마음대로 드나든다.

    동행님의 솜씨 1
    동행님의 솜씨2

    별은 자연과 가까울수록 잘 보인다. 홉스골 코스보단 고비사막이 2배 더 잘 보인다고 한다. 오직 별만이 목적이라면 여행의 난이도와 관계없이 사막으로 가는 게 나을 지도… 돗자리든 에어베드든 한 시간 정도 누워서 볼만하다. 이날 별똥별만 세번 봤는데, 몽골의 별똥별은 애매하지 않은 확신의 별똥별이다. 진한 꼬리를 그리며 떨어진다. 은하수 역시 희미하지만 맨눈으로 보인다. 폰 카메라로는 잘 안 담기니 카메라를 가져오거나 그저 눈에 담는 게 좋다. 밤은 추우니까 옷은 단단히 입는 걸 추천! 우리는 별을 보다가 시간을 놓쳐서 생수로 자연에서 생수로 이를 닦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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